보도자료

[논평] 10월 항쟁 75주년을 맞이하며

진보대구 2021. 10. 22. 18:20


오늘은 10월 항쟁이 일어난 지 75년이 되는 날이다. 10월 항쟁은 1946년 해방정국의 혼돈에서도 민족자주와 민중생존을 위해 다수 국민이 스스로 떨쳐 일어나 확산시켜나간 전국적 항쟁으로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깊다. 그런데도 이 항쟁을 두고 폭동 운운하며 당시 희생된 이들에게 색깔론을 씌워 혐오의 대상으로 삼거나, 유가족들에게도 연좌제의 굴레를 얽어 큰 상처를 주게 된 오욕의 역사가 오랫동안 되풀이되었다.

만시지탄이지만 2010년 정부의 진실화해위원회가 10월 항쟁을 역사적 실재로 인정하면서 더디기만 해오던 진실 규명 사업이 새로운 전환을 맞게 되었고, 대구시 역시 2016년 조례를 통해 처음으로 이 사건을 10월 항쟁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그런데 희생자에 대한 피해 조사는 아직 더디기만 하다. 10월 항쟁 참가자 다수가 한국전쟁 전후 보도연맹 사건 등으로 억울하게 학살당한 민간인들이다. 오늘 위령제가 열리는 가창골만 해도 10월 항쟁 등으로 연루되어 많게는 8000여 명이 넘는 무고한 양민이 군경에 의해 학살당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진실화해위원회 1기 조사를 통해 사상 최초로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시작되었으나 빙산에 일각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1기에서 빠진 미신고자에 대한 진상 규명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진실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0월 항쟁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지난 6월 29일 국회에서는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어 국가적 차원에서 여순항쟁에 대한 명예회복의 길이 열리게 되었다. 10월 항쟁도 더 늦출 이유가 없다.

대구시도 10월 항쟁의 진실 홍보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구근현대역사관에 있는 10월 항쟁 기록은 연표에 나와 있는 '10월사건 발발'이 전부다. 위령탑을 세우고 대구시장이 추도사를 보내는 것도 좋지만 지역사회 구석구석 10월 항쟁에 관한 왜곡이 없는지 살펴보고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75년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희생자 유가족들의 피멍든 가슴과 평생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아무쪼록 보다 빠른 시일 내에 대대적인 학살터 추가 조사와 유해 발굴,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2021년 10월 1일(금) 
진보당 대구광역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