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사회단체들이 6.10민주항쟁 34돌, 6.15남북공동선언 21돌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그날의 의미와 오늘의 과제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어제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 합동 기념식은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구경북본부 등 14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자리로서 코로나19 방역 단계상 최소한의 규모로 치러졌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해외투기자본의 흑자 위장 폐업에 맞서 1년 가까이 투쟁하고 있는 금속노조 한국게이츠 해고자들과 처우개선을 위해 연이은 파업 투쟁에 나선 대성에너지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다수 참석해 힘을 보탰다.
특히 이날은 대회사와 투쟁사 등 적지 않은 발언이 이어졌는데, 진보당대구시당 북구위원장이자 국가보안법 폐지 대구경북행동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대동 위원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이 위원장은 오늘의 현실을 톺아보며 대한민국 새로고침 촛불의 열망은 어디로 갔나 자괴감마저 든다고 밝히고,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오늘 현실이 우리가 바라던 민주주의도 평화의 미래도 아니라면 또 다른 각오로 다시 촛불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연대사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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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들던 4~5년 전에 이렇게 답답하고 때로 참담한 마음으로 610, 615를 맞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다 같은 심정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의 진실도, 진즉 박물관 갔어야했던 국가보안법도, 8년째 감옥에 있는 양심수도 제자리 찾는 시간이어야 했습니다. 임시배치라더니 경찰 앞세워 이웃 성주 소성리 주민들 밀쳐내고 탄탄대로 열어 빼박 대못질 하고 단단한 콘크리트로 박아넣는 모습 보게 될 줄 누가 알았습니까?
적폐세력은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찍소리도 못하게 했어야지요.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밀린 숙제 해낼 배짱들은 보이지 않고, 적폐세력의 담만 키워 활개 치는 시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새로고침 촛불의 열망은 어디로 갔나 자괴감마저 듭니다.
뉴딜 뉴딜 말의 성찬은 넘치지만 정작 와그너법으로 불리는 뉴딜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노동조합 보호, 강화는 찾기 어렵습니다. 대신 수십조 예타 면제와 대규모 토건사업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의 그물망은 더욱 촘촘하게 우리의 자주적 운신을 옥죄고 있습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신조선총독부냐고 개탄한 한미워킹그룹 승인 없이 아무 것도 못하고 있잖아요. 작전지휘권 돌려받기로 한 게 언제 적인데 단추 누를 권한도 없는 미사일 사거리는 대체 누굴 위한 겁니까? 조중동이 극찬하는 철통같은 한미동맹의 성과는 더욱 민망합니다. 결국 무기구매와 군비증강과 방위비 압박과 남북관계의 암울한 앞날만 예고하고 있어 또 참담합니다.
너무 큰 바람과 기대를 촛불에 실은 건지는 몰라도 저는 지금쯤이면 87년 헌법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전혀 다르고 진화해 성숙한 모습으로 새로 만나게 될 줄 알았습니다. 현실에 맞지 않는 영토조항 등 국민적 논의가 활발했어야 했습니다. 평화번영의 입구에 들어서 분주히 철로를 달리고 항구가 닳도록 사람들이 오르고 내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문화 되었다는 보안법이 다시 꿈틀대고 있습니다.
여전히 헌법위에 군림하면서 사상과 양심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이 법 위반으로 2018~2019년 2년간 조사받은 사람이 583명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구속된 427연구원 이정훈 씨가 북의 지령을 받아썼다는 책을 저도 읽어 봤습니다. 아니 북을 알아야 통일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여기 계신 모든 이들은 북한연구자들이며 말도 안되는 국가보안법의 잠재적 위반자들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너무 오래 끌어왔습니다. 이제 폐지해 버려야 할 적기가 되었습니다. 열흘 만에 10만이 동참한 국회청원의 열기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개혁의 여망으로 몰아준 180석 국회, 이거 못하면 짐 쌀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
저는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오늘 현실이 우리가 바라던 민주주의도 평화의 미래도 아니라면 우리는 또 다른 각오로 다시 촛불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7년의 열망과 91년의 눈물과 97년 IMF의 참담한 고통과 2000년 615의 감흥이 뒤섞인 지난 34년 역사에서 분명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숱한 열사들의 뜻을 저버리게 되는거니까요. 나아가야할 그 길을 우리 모두가 모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의지와 보다 또렷한 시선으로 더 나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함께 실천해 나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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