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업무개시명령, 민생과 전쟁 치르자는 선포인가?

정부는 ‘안전운임제 지속’, ‘품목확대 논의’ 등 화물연대 노동자들과 약속은 고사하고 사실상 무력화하는 개악안을 제출하더니, 이제는 사상초유의 ‘업무개시명령’까지 발동했다. 지난 약속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해법을 찾기보다 어떻게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만 신속하게 실행되고 있는 셈이다. 소위 ‘물류 대란’을 해결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여론몰이의 희생양이 필요한 것인지 윤석열 정부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업무개시명령은 경제에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에서 국토부 장관이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화물노동자의 자격을 취소하거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애초부터 화물노동자들을 겨냥해 형사 처벌과 행정 제재를 압박하는 독소적인 제도로 위헌 요소 때문에 사실상 사문화돼 왔다.

국민의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를 위반하고, 강제노동을 금지한 ILO 기본협약을 위배하는 반헌법적 작태다. 온통 불법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그들 논리대로 개인사업자가 운행해도 남는게 없고 위험해 일을 안하겠다는데 무엇이 불법인가? 법과 원칙은 설 자리를 잃고 노사법치주의라는 해괴한 주장으로 궁색한 정부의 입장을 포장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정부와 국토부는 물류가 멈추고서야 ‘심각한 위기’라고 이야기하기에 바쁜 모양새다. 화물노동자들의 삶과 국민의 안전은 이미 ‘심각한 위기’였다. 언제까지 허벅지 꼬집어가며 조심하라고만 할 것인가.

화물연대의 파업은 과로, 과적, 과속 등 위험으로 내몰리는 화물노동자들의 ‘살려 달라’는 절규에서 시작되었다. 정부가 해야 할 것은 화물노동자들에 대한 협박과 엄포가 아니라 '안전운임제' 전면 확대 등 화물노동자 생존권과 도로 위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화물연대 총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할 수 있는 연대를 다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반헌법적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2022년 11월 29일
진보당 대구시당